챔스 원정다득점 폐지가 가져다 준 변화, 눈이 떠지는 경기력
매년 이 맘 때쯤 4월이 되면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유럽 챔피언스 리그가 막바지 결승전을 향해 많은 팀들이 토너먼트 경기를 치른다.
1월부터 16강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8강, 4강 경기가 4월에 치러지고, 5월 말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열리게 된다.
유럽 챔피언이 곧 전세계 챔피언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럽 축구의 위상은 대단한데 그중에서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축구선수에게 꿈만 같은 일일 것이다.
이런 챔피언스 리그에 올해부터 바뀐 경기 규정이 있는데 그 규정이 상당히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해 올해 챔피언스 리그는 이전 시즌 경기들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바뀐 것 같다.
오늘은 올해부터 바뀐 챔피언스 리그 규정인 원정 다득점 폐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원정 다득점 제도란?
챔피언스 리그 16강 토너먼트부터는 홈과 원정으로 각 한번씩 총 2번의 경기를 치르게 된다. 예를 들어 16강 토너먼트 경기를 A와 B가 경기를 하면 1차전은 A의 홈구장, 2차전은 B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8강으로 진출하는 팀은 1차전와 2차전의 골 수를 합하여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 규정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그렇다면 1차전과 2차전의 골수가 동일하면 어떻게 다음 진출 팀을 결정할 것이냐가 문제가 된다. 여기서 원정 다득점 제도가 나오게 되는데, 이전 시즌까지는 원정에서 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A와 B의 16강 경기에서 1차전(A의 홈구장)은 1:1로 비기고, 2차전(B의 홈구장) 은 2:2로 비겼다고 하면, 다음 라운드는 A가 진출하는 것이다.
왜냐면 1차전인 A의 홈구장에서 원정팀인 B는 1골을 넣었고, 2차전인 B의 홈구장에서 원정팀인 A는 2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즉, A가 원정에서 2골을 넣고 B는 원정에서 1골을 넣었기 때문에 A가 다음 라운드 진출팀이 되는 것이다.
원정 다득점이 주는 의미
그렇다면 원정 다득점 제도는 왜 생겼을까? 현대 시대에서 원정을 떠나는 팀들은 모두 유럽 내의 나라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고 있고, 거리가 먼 경우에는 이동시간이 최대 12시간까지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비행기가 개발되지 않았던 과거 유럽에서는 원정을 한번 떠나기 위해서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고, 경기를 위한 이동시간이 하루 이상 소요될 정도로 교통이 좋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원정팀의 경우 홈팀에 비해 컨디션이 좋지 않을 확률이 높고, 챔피언스 리그를 주관하는 UEFA에서도 이 점을 감안하여 원정팀에서 넣은 골을 더 높게 평가하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이러한 원정 다득점 제도를 운영하면서 그동안의 경기들은 1, 2차전 모두 홈팀이 수비 위주의 전술을 짜는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해 골 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들이 꽤 많이 있었다. 특히 1차전의 경우에는 지루한 경기가 나올 때도 있고, 2차전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 1차전 원정팀이 소극적으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즉, 원정 다득점 제도에서는 홈팀이 1골만 먹힌다고 하면 본인들은 2골을 넣어야 다음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도록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이게 폐지된다고?
그런데 이런 원정 다득점 제도를 왜 폐지하는 걸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원정팀이 비행기를 타고 원정을 떠나는 시간이 먼 경우에는 12시간씩 걸리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비행기로 5~6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5대 리그라고 불리는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 대부분의 챔피언스 리그 팀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이동시간에 따른 피도로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렇다면 원정 다득점 제도가 도입된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면, 원정팀의 이동시간에 따른 컨디션을 고려하여 일종의 어드벤티지를 주는 것인데, 이동 수단의 발달로 그러한 피로도가 홈팀과 비교하여 크지 않다면, 원정 다득점의 어드벤티지를 줄 필요가 없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이런 여론을 수용하여 UEFA에서는 올 시즌부터 원정 다득점 제도를 폐지한 것이다.
원정 다득점 폐지 결과
이렇게 원정 다득점 제도가 폐지되다 보니, 이제 홈팀이 골을 먹히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본인들이 공격 전술을 잘 준비하여 골만 많이 넣으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16강전과 8강전에서 골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이번 8강전 1차전과 2차전에서 나온 골 수는 총 8경기 32골로 경기 당 4골씩 터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전 시즌이었던 22/23 시즌 8강전 1차전과 2차전의 총 골 수는 8경기 20골로 이번 시즌 32골보다 약 37% 가까이 적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8강전부터 강팀 간의 경기가 많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오히려 강팀 간의 경기에서 골이 적게 터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기 때문에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다득점 경기는 원정 다득점 제도 폐지에 따른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한가지 아쉬운 점은 원정 다득점 제도가 있을 때는 총합 스코어 동률이어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동점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어 의외의 상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연장전으로 가서 승부차기까지 생각하는 전략이 많이 나오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의 재미 요소는 약간 떨어진 점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원정 다득점 제도가 폐지되면서 경기 내에 훨씬 더 공격적인 전술이 많이 나오고 골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도 폐지로 인한 재미 요소 증가 부분이 더 큰 것 같고, 오히려 이런 규정이 조금 더 형평성에 맞지 않나라는 생각도 하기 때문에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챔피언스 리그 원정 다득점 제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그로 인한 전술적 영향까지 살펴보았는데 아직까지는 익숙지 않지만 금세 익숙해지고 더 많은 재미 요소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나 이번 챔피언스 리그 규정 변화에 대해 궁금했거나 몰랐던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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